(bgm) 자우림 - 샤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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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우군과 가까워지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우선 소우가 그림을 좋아하기도 했구요.
소우나 저나 정국고 변두리에 있는 사람들이란 점에서 잘 통한 것 같습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변두리에 있다, 아웃사이더다 뭐 그런.

그렇다고해도 외로워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소우는 온라인에서 사람들하고 소통하는게 훨씬 편하다고 했어요.

- ...네?
- 소우가 정국고 파수꾼 운영자 였습니다.

 

 

- 이소우군이 정파활동을 하게 된 이유를 알고 계신가요?

- 본인이 다른 애들하고 소통하고 싶어하기도 했구요.
애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지 궁금해했어요.
다들 교실에서는 이런저런 척만 한 체, 솔직하지 못하다구요.

소우가 원한 건 좀 더, 해방구 같은 느낌이었어요.
애들이 숨 쉴 수 있는 장소.

익명의 질문에 대답도 해주고, 잃어버린 물건도 찾아주고,
지나친 억측이나 마녀사냥을 자제시키고

-야, 정파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냐?
-진짜 핵사이다 아니냐? / -정파가 올린 글 봤어?
-정파 멋있어~ / -정파 분명히 키 클거야

제보나 폭로도 쏟아졌구요.


 

작가님 피셜 : 소우는 서연이에게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었어요.

온라인으로는 잘 통하는 친구인데,

현실에서는 말 한 번 나누지 못하는 먼 사이였으니까...

가깝고도 먼? 나만 아는 내 친구?

학교생활에 충실한 모범생 서연이지만,

속으로는 나와 같은 감성을 갖고있다는 위안? 정도요.

 

 

'같은 병동에 동갑내기 남자애가 하나 있었어요.
한지훈. 이소우의 숨은 친구.'

 

 

- 너네 집에 너무 자주 왔나봐. 여기 있는건 전부 다 읽었네
- 아빠 서재라도 가봐. 네 취향 책들 많이 있을거야. 어렵고 두꺼운거.
- 거기에 내가 들어가도 돼?
- 읽고 제자리에 갖다두기만 하면 돼
- 고맙다 고마워ㅋㅋㅋ  

 

 

원치 않게 알게 된, 정국 재단의 비리 서류

 

 

- 남들 생각은 모르면 모를수록 좋은 거 아냐?
누가 그러더라. 알기싫은데 알게되는거 보기싫은데 보게되는거
엄청 괴로운 일이래. 사람을 좋아할 수가 없게 만든대.

 

 

- 지훈아. 네가 보기엔 여기서 가장 불행한 존재가 누구일 거 같아?
- 글쎄.
- 난 여기. 교수대 위의 까치.

 

 

- 인간은 변하질 않네요. 체제를 만들어서 박해하거나 박해당하고.
그게 두려워서 남을 희생양으로 삼고.

- 왜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도 세상이 바뀌질 않는건지.
애초에 벌점제를 만들어서 서로를 밀고하게 만든
정국고가 잘못된 거 아니냐고 하는데 할 말이 없더라구요.

 

 

VIP목록의 학생이자 학교의 폭군으로 군림하는 최우혁

 

 

'생각없는 바보들이 의기양양 설쳐댄다.
나는 이런 세상이 싫다.'

 

 

- 저 찾아오신거죠?
- 그래. 타라.

 

 

- 치밀하시네요. 인적 드문 곳에서의 밀회라.
- 그 사진 내렸으면 좋겠다.

- 부탁이에요 협박이에요?
- 널 위해서 하는 얘기야. 이번 일 많은 사람들이 얽혀있어.
- 많은 사람들이 아니라 귀하신 분들이겠죠. 부정입학 명단. 화려하던데요.

- 다 너희들을 위한 거 였어. 그 사람들 덕분에 장학금 주고,
최고수준의 교사 기용해서 우리 정국고등학교 지금 이 자리까지 온 거야.
학생들이 박탈감만 감수하면 더 많은 걸 누릴 수 있는 합리적인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 그런 궤변으로 넘어갈 생각 마세요.
아저씨는 정국고가 계산기 두드려대는 사업장이고,
정치질하는 사회니까 합리가 우선일지 몰라도요,
우리한테 정국고는 학교에요.
적어도 학교에서 열심히 하면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애들이 있다구요.

- 네가 그걸 폭로하면 그 애들이 얻는 게 뭐지?
굳이 진실을 밝혀서 모두에게 상처를 줘야겠니?
너의 그 정의감을 위해서?

- 그러니까 아저씨는 우리가
다 같이 배부른 돼지로 남았으면 좋겠단 말씀이세요? 아무것도 모르는?

- 그래.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으로 돌아가.
정국고등학교 다니는 거 불편하면 조용히 다른 곳으로 전학보내줄게.
이번 일 없던 걸로 하자.

 

- 전 어떡하실거에요?
제가 아저씨 비밀로 무슨 짓을 할 지 두렵지 않으세요?
또 보게 될 거에요. 조만간요.

 

 

- 선생님. 어느 날 제가 사라지면 어떡하실 거에요?
저한테 학교를 떠나래요.
- 누가 그래? 무슨 소리야.

 

 

- 뭘 그러고 꼬라봐. 나한테 불만있냐?
- 불만은 사람이 사람에게 갖는거지. 난 널 인격체로 보질 않아.
머릿속에 지성과 이성대신 욕과 충동만으로 가득찬, 미개한 벌레? 세상의 부산물?

 

 

최우혁에게 일부러 시비를 걸어 크게 얻어맞는 소우

 

 

- 그 비리비리 해가지고 말도 없고, 맨날 앉아있는 우리반 이소우?

 

 

- 다 보여요. 아저씨 생각 다 보인다구요, 저한테.
- 알면 그만해.

 

 

- 누구야! 누가 너한테 이랬어!?

 

- ....너.

 

 

- 너 2학년 1반 걔 맞지? 우혁이랑 싸운 애. 가, 새끼야.
여기 우혁이 동네야. 마주치면 어떡하려고.
-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해줘야지.

- 지랄떨지말고 빨리 가라. 버스정류장은 저쪽이니까.

근데 너 우혁이한텐 왜 그랬는데?
묻잖아! 우혁이한테 무슨 벌레, 무슨 쓰레기 그랬다매. 왜 그랬냐고.

- 조명탄을 쏘아올린거야. 날 찾아오라고.
- 어?
-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어서.
- ...또라이새끼

- 목표는 이뤘어. 그 사람 만났거든.

 

 

- 서연아, 너도 정말 못봤어? 소우랑 우혁이 싸우는거.
별 뜻은 아니고 아무도 진술을 안하려고 해서...
- ...네. 못봤어요.

- 너도 똑같아.

 

 

학교와 학교친구들에게 환멸을 느낀 소우...

 

 

학폭위 참석을 거부하고 학교를 떠난다.
(사실 형식상 열린 학폭위에선 가해자 이소우, 피해자 최우혁으로
결과는 이미 소우의 퇴학이 결정되어 있었음)

 

 

전달하지 못한 서연이의 진술서..ㅜㅜ


 

- 소우야. 오늘도 학교 안 갔어?
- 나가. 더 잘거야.
- 소우야.
- 내가 안 나가는거 아니야. 학교가 날 안받아주는거지.

 

 

- 지훈이가 걱정하더라. 너 많이 힘들어보인다고.
- 그 말 들었을 때 아저씨 표정이 어땠을지 궁금하네요.
지금 아저씨는.... 제가 언젠가 아저씨같은 어른이 될 까봐, 두려워요.
지훈이나 걱정하세요.

- 그게 무슨 소리야? 이 일 지훈이도 알고있니?
- 말하려구요. 걔도 알아야죠. 자기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
불편한 진실이라고, 입 다물라는 거 이제 안통해요.
지훈이는 명단에 있는 애들이랑 달라요. 제 친구에요.

- 친구라면 더 지켜줘야 되는 거 아냐? 지훈이가 알아야 할 이유가 뭔데?
- 불쌍하니까요. 불쌍하잖아요. 자기 아빠가 인생의 구원자라고 믿고 있는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존경하는 거, 불쌍하다구요. 겨우 아저씨 같은 인간.

아저씨한테 아파하고 실망하는 건 온전히 걔 몫이에요. 제 잘못아니고.
아저씨한테 할 말은 이게 다에요.

- 네가 어디서 지훈이를!
정국고 파수꾼, 인터넷 세상에서 네가 영웅 노릇 좀 했다고 착각하지마.
현실에서 너 같은 놈 받아줄 데 아무데도 없어.
사람들과 어울리지도 못하고, 매사 부정적이고! 제도 탓만 하면서 주변에 불행을 전파시키는 부류!
넌 학교 뿐만 아니라 평생 자판이나 두드리면서 썩어갈거야. 딱 지금처럼!

우리 지훈이는 너같은 부적응자랑 달라. 다시는 지훈이한테 얼씬도 거리지마.

 

크게 상처받은 소우...ㅠㅠ

 

 

- 왜 그래? 소우야,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소우야, 너 지금 왜 이러는 건데!
이소우!!!!

 

 

- 니네 아빠.

어떤 비밀이 있는지 말해줄까?

 

 

12회의 소우는 아직 마음아파서 캡쳐 못하겠다...ㅠㅠ

엔딩의 지훈이 답변은 너무 좋았지만 가끔 소우를 생각하면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

스스로를 아웃사이더라고 생각했으나, 실은 누구보다 학교를 좋아했고,

그래서 '이렇게' 살고싶지 않아 극단적인 선택으로 자신을 몰고간

열여덟의 소우가 안쓰러워ㅠㅠㅠ

 

+) 김호수 작가님 차기작 어서보고싶다 ;ㅅ;ㅅ;